"한국 2등급이면, 일본 의대 가능"…'닥터 로드 맵 바람 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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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TV) 주세현 기자 = 한국의 대학 입학 선호 분야가 또다시 이공계로 바람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선호 현상이 부른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역(逆)유학이 초등학생으로 확대되고 있다. 자녀를 의사로 만들기 위한 ‘닥터 로드’가 정부 정책, 학원가의 유행, 학부모들의 선택과 맞물리면서 더욱 고착화 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의대 유학은 꾸준히 ‘개척’되고 있는 가운데 우즈베키스탄·헝가리 등의 의대 진학이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최근엔 전문 용어로 한자를 쓰는 일본 의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해외 의대 컨설턴트는 “한국에서 의대에 갈 성적은 안 되더라도 평균 2등급 정도 성적으로 일본 국립 의대를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끄럼 방지 대학’이라 부르는 일본 사립대 의대와 치대, 약대 등을 같이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관심을 모으는 닥터 로드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이다.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기 위해 2015학년도에 지방 의대에 도입됐는데, 정원이 늘고 있어 이전까지 ‘30% 이상 선발 권고’였던 게 올해부터는 ‘40% 이상 의무 선발’로 바뀌었다.

 

다만, 현재 중 2가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비수도권 중학교 및 해당 지역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 이수·졸업자’로 자격 요건이 강화된다. 수도권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려 지방 고교로 역유학을 왔다가 졸업 후엔 지방을 이탈하는 일을 막아야 할 지경에 이르러서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는 선택을 하고 있다.

 

오는 2024학년도 의약학계열(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 선발 인원은 6117명으로, 전체 고 3학생(39만7848명)의 1.5%수준이다. 이 중 지역인재전형에서 1891명을 뽑는데 전북은 수험생(1만5373명) 중 의학계열 지역인재(수시모집) 모집 비율이 1.7%(268명)로 평균보다 높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 의약학 계열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5.03대 1로 일반 전형(8.46대1)에 비해 낮았다.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해외 의대를 졸업하고 예비시험 등을 통과하면 국내 의대 졸업생과 똑같이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7년간 국내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외국 대학 졸업자는 365명이며, 미국(97명), 필리핀(68명), 헝가리(49명), 독일(33명), 영국(2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서 의대 진학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고 교육계는 내다봤다.

 

종로학원이 실시한 초·중학생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88.2%가 이과를 선호하고 전공 선호도 1위는 의학 계열이었다.

 

이어 “의사가 다른 직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정년, 수입 보장 측면에서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정원이 늘어도 쏠림 현상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원 확대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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