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TV】 정윤지 기자= 서울 서초구가 종량제봉투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위조방지 기술’이 실효성 논란 끝에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선제적 대응에 나섰으나, 수년간 실효성 없는 기술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명확한 대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 2020년부터 쓰레기 종량제봉투의 불법 제작 및 유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위조방지 기술을 전격 도입해 사용해 왔다.
정부의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종량제봉투의 불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기술(특허 등)을 사용하거나 소비자가 위조 여부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봉투를 제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봉투에 특정 QR코드 기술을 인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구는 해당 기술 사용료(로열티) 명목으로 봉투 제작비용에 포함한 장당 5원씩을 지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도입한 지 불과 6년이 지난 현재, 이 위조방지 시스템은 쓰레기 불법 유통을 막기에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실상 종량제봉투 불법 복제와 유통을 막기 위한 위조방지 기술의 실효성 논란은 수십 년째 이어온 고질적인 문제다. 육안이나 단순 스캔만으로는 정밀하게 복제된 위조 봉투를 완벽히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봉투 제작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내용을 면밀히 검증하기보다, 단순히 업체 측의 특허 보유 사실만 확인한 후 제작을 주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현재도 개선이나 보완된 기술은 전혀 없다”며 중동전쟁으로 인해 제작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위조방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불법 유통을 차단하는 강력한 방어선 역할은커녕, 봉투 표면에 ‘무늬만 위조방지’인 문양을 인쇄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복사가 쉽게 되는 가짜 위조방지 QR은 결국 매년 막대한 주민 세금이 실효성 없는 무늬만 특허인 기술료로 낭비되고 있다. 이번 문제의 원인을 통해 ‘사후 약방문식’ 대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