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TV] 박지연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줄줄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대란'이 시작된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전날(19일)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의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천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천명의 약 95%가 근무하고 있다.
전국 병원에서 응급·당직 체계의 핵심을 맡는 전공의들이 6천명 넘게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천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이들 중 현재까지 831명에게 현장으로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근무지 이탈자는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고, 나머지 병원에서는 이탈자가 없거나 소수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들이 낸 사직서를 병원들은 수리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이날 50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해 장기간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전공의에게는 다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는 경우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다만 복지부는 병원별 전공의 이탈 현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박 차관은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투입 방침을 두고는 "모든 가용 수단을 활용해 진료체계를 유지하겠다"며 "PA 간호사는 합법이냐, 불법이냐 논란이 있는 영역에 있는데 정부가 불법을 저질러 가면서까지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군병원, 공공병원 등도 대응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필요하다면 2단계 비상 진료 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약 분업, 원격 의료, 의대 증원을 하려 할 마다 대규모 파업들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환자들이 고통을 받으시고 곤란을 겪으셨고,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역사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시작되면 의료법 59조에 따라 이들의 연락처로 업무개시명령서를 송달하고, 명령 불이행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다만 의사들에게 직접 명령서가 송달돼야 명령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송달이 됐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복지부는 지난 2020년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진료를 거부했을 때 병원 수련부장을 통해 명령서를 전달했다.
이번엔 송달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문자와 우편, 수련부장 통보 등 3가지 방식으로 명령을 전달하고 있으며 송달과 관련한 법적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